㈜정인앤테크 김정인 대표, 빗물 통과 친환경 ‘투수스톤블럭’ 국산화 성공
㈜정인앤테크 김정인 대표, 빗물 통과 친환경 ‘투수스톤블럭’ 국산화 성공
  • 권태홍 기자 smypym@sisam2580.com
  • 승인 2015.04.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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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량 조절·지하수 고갈방지·지하 생태계 보호’

[권태홍 기자] 도시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거리 디자인이나 미관도 중요하지만 (주)정인앤테크 김정인 대표는 친환경이라 강조한다. 도시의 발달과 함께 포장도로와 시멘트 보도블록이 확장되면서 편리함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친환경적 도시는 많이 쇠퇴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야 도시개발에 친환경이 도입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 하지만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보도블럭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정인앤테크가 개발, 국산화에 성공한 투수스톤블록은 바로 천연석을 사용하여 도시를 살리는 배수 기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정인 대표 ⓒ시사매거진 2580

해외까지 다니며 연구 ‘천연석’과 ‘공극’이 핵심

신도시의 구획된 거리나 새로 조성된 광장, 자전거도로, 산책로, 놀이터 등에는 새로운 소재와 색상의 도로포장이 눈에 띈다. 미관상 기존 콘크리트블록이나 아스팔트의 회색빛이나 딱딱한 감촉을 보완하고 색상을 다양화 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이 제품은 환경까지 생각하는 제품이라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주)정인앤테크의 투수스톤블록으로, “일반보도나 탄성보도 또는 아스팔트는 물이 투수되지 않고, 투수된다 해도 극미해서 투수율이 떨어져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그냥 강이나 바다로 흘러갑니다. 이런 보도블록은 자연돌이 아니라 안료 같은 것이 들어가 있는데 밟으면 미세한 분진들이 코로 흡입될 수 있고 또 물에 섞여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투수스톤블록이라 밝혔다.

또한 “투수스톤블록은 천연석을 사용하고 공극을 통해 물을 땅으로 배수시켜 표면에 물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자연히 인체나 대기 환경에도 좋고 지하 생물도 살릴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이다. (주)정인앤테크 김정인 대표는 땅이 제대로 된 생태계를 유지하기 힘든 점에 착안 기존 제품을 한층 더 보완한 보도블록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투수(透水)스톤블록’은 배수 기능을 강화한 ‘천연석’과 ‘공극(孔隙. 구멍. 틈새)’이 핵심이다. 빗물 통과로 일석다조(一夕多鳥)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우수량을 조절해 지하수 고갈을 해결하고, 하천범람이나 지반의 사막화를 방지할 수 있다. 또 물 부족국가로 일부 하천의 사막화가 우려되는 현재 우리나라 지형을 고려할 때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물이 내려가는 공극을 통해 공기도 투과하므로 지하에 산소공급이 원만히 이루어져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개발에는 많은 어려움도 따랐다고 한다. 김정인 대표는 신소재의 보도블록을 구상하면서 기존의 우수한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해외 현장을 많이 견학했다. 일본에서의 에피소드는 그가 투수스톤블록 개발에 바쳤던 열정을 진지하면서도 흥미 있게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15년 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도로포장이 진보된 나라에 가서 좀 느껴봐야겠다 싶어 먼저 일본을 갔습니다. 혼자서 초행길이었지요. 작은 비즈니스호텔에 3박4일을 예정하고는 짐을 들고 무작정 나왔어요. 배낭 하나 메고, 와이어리스 마이크 하나 차고서는 어깨에 구식 캠코더를 걸고 우산 하나 꼽고 무작정 걸어 다녔죠. 가다가 눈에 띄는 보도가 있으면 멈춰서 혼잣말로 녹음을 하고 또다시 무작정 걷고 점심때가 되면 아무데나 들어가서 요기하고 또 걷고, 하루 내내 걷기를 반복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개발초기, 소재로 천연돌을 선택할 때도 비슷한 노고는 계속됐다. 돌을 수입해야 하는데 당시 동남아는 아직 신뢰가 쌓이지 않아 중간상을 통해 오더를 넣어도 돌의 품질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김정인 대표는 수입경로를 역 추적해 나갔다. 채굴지는 인도네시아의 어느 바닷가였다. 당시 그곳에 당도해 목격한 광경은 김정인 대표의 양심을 건드렸다. “바닷가에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맨발에 자루 하나 메고 체로 걸러서 돌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 몇 킬로씩 자루에 모은 걸 함께 걷어 몇 십 톤을 만들어 오는 거죠.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노동력 착취도 분명하고 또 정확한 운송 문제도 미심쩍고. 그래서 어떻게든 소재를 국산화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고생을 하며 국내산 돌을 찾아냈고, 수입 비용까지 줄이니 본래 책정했던 가격보다 10% 이상을 낮추고도 이익이 남았다고 한다. 최선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특허 받은 워싱(WASHING)기술, 외형중시 관행에 고생

투수스톤블록 기술의 핵심은 제품의 워싱(WASHING) 능력이다. 이것을 위해 투수스톤보도는 돌 입자를 굵게 만든다. 외형상으로는 기존의 고운 입자를 가진 보도보다 낙후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간혹 영업상의 손해를 볼 때도 있었다. “납품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외관을 중시하고 기능을 도외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나는 고집을 꺽지 않았고 그 결과 몇 년이 지나도 투수율과 공극율이 좋은 결과를 보고 그때서야 우리 제품을 인정하게 되더군요.”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까지 대부분의 납품을 LH공사에 하고 있다. 김천혁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대구혁신도시, 고양삼송지구 LH현장에 가면 투수스톤블록이 포장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유이다.

또한 투수스톤블록은 직접 시공해 본 LH 설계부문 전문가들에 의해 LH공사 현장에 전용 제품으로 쓰는 것이 좋겠다는 추천까지 받으며 검증된 제품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행복했습니다. 제품을 하나 만드는 데는 최소한 여러 하청업체 종사자들 3,40명이 협력해야 하는데 이들을 먹여 살리려면 공장을 일년 내내 가동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외주, 공장, 물류비용 등의 아웃소싱으로 우리 회사를 포함해 협력업체 세 군데가 모두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지냈다”며, 제품을 통해 어려운 업체들과 상생한 보람을 설명하기도 했다. 투수스톤블록의 워싱 기술을 탐내는 곳이 많아 특허가 있음에도 기술을 도용하는 업체들도 생기고 있지만 그래도 김정인 대표는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허침해는 물론 불법이지만 이것을 해결하려 몰두 하다가는 사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이 메이저들과 싸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원칙과 합리주의, 절약정신… 협력업체엔 선 지불

김정인 대표는 경영에 있어 원칙과 합리적인 절약,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그래서 경영을 잘하는 비결이 ‘돈을 잘 주는 것’이라며 웃는다. 월급이든 납품업체 지불이든, 임대료든 돈 주는 날짜는 한 번도 지연된 적이 없으며 납품업체에는 선불을 주기도 한다. “그들도 납품할 물건을 만들려면 또 다른 협력업체에 가서 재료를 구입하는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대신에 계약 금액의 5%를 싸게 지불하는 혜택은 받는다. 수년 전 한 업체와 어음거래를 했는데 사기를 당해 부도가 나고 모르는 빚쟁이들에게 전화가 왔지만 이를 모두 지불해줬다.”는 김정인 대표. 그가 정직하고 소신 있게 사업을 해온 증거이다.

김정인 대표의 절약정신은 유명하다. 항상 몰고다니던 오래된 차를 타고 현장에 간 어느날 “제발 사장님이 직접 현장에 오지 말고 아래 직원을 보내라며, 또 저보고 차 좀 바꾸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당시 제 차종이 15년 전에 출시된 차이기 때문인데, 그때도 튼튼하다고 소문난 중형으로 명색이 사장님이 외제차나 대형차를 타고 다니는 게 보기에 좋지 않으냐는 이유였죠.” 하지만 김 대표는 지금도 그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아직 고장도 안 나고, 세금도 조금 내고, 잘 굴러 가기 때문으로 굳이 큰돈을 들여 새 차를 살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남는 돈으로 개발에만 몰두해오며 지속적인 환경제품 개발로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제가 만든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해서, 국가적으로 낭비되고 있는 예산을 줄일 수 있고 사회적으로 세금이 덜 쓰일 수 있다면 기업가로서의 저의 꿈은 완성된 것”이라 말하며 웃는 김정인 대표. 취미가 등산으로 건강비결이 걷는 것이라 말한다.

그에게 가장 큰 소망은, 지금도 길을 걸으며 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구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3월3일 납세자의날에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세금잘내는 기업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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