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느 틈,김인 작가 개인전
세상의 어느 틈,김인 작가 개인전
  • 이선정 기자 sism2580@naver.com
  • 승인 2020.07.07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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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매거진 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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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기자] 바닥과 천장, 벽을 없앤다면 무엇이 남을까? 산업디자인 및 미술평론을 전공하고 공간 디자인과 영상 작업을 진행하는 김인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Bright & Deep>이 2020년 7월 15일부터 7월 30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된다. 사물이 존재하기 전, 오히려 사물들을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의 원초적 상태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가 전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통상 공간은 단순히 텅 비어있는 상태나 사물들이 배치된 모습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김인 작가는 공간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이나 이미 틀지어진 감각 경험에서 벗어나, 공간을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충만한 상태로 보길 제안한다. 그에게 공간은 물리적 ‘텅 빔’이 아닌 힘과 운동이 작용하고 있는 질적인 입체로 이해된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착안한 작가의 과거 ‘개미굴(P-ant house)’ 작업은 공간과 주체 생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새로운 공간에 처하게 되면 우리의 몸과 감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배치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 각자가 기존의 몸에서 벗어나 새로운 ‘-되기’를 경험할 구체적인 현장이 될 것이다.

“어느 날, 산책을 나간다. 비좁은 골목 사이, 또는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공원 한 구석에서 세상의 틈과 같은 곳에 빠진다. 그 곳은 처음 보는 세계다. 내 몸의 시간은 구불거리며 흐르고, 내 주변은 꽉꽉 채워져 틈이 없다. 나는 물질들을 밀어내면 고개를 까딱이고 팔다리를 움직인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존재하던 방식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다른 무엇인가가 된다.” - 김태은 아트노이드178 디렉터, 전시평론 중

공간의 기하학적 틀에서 벗어나 동적인 속성을 재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은 빛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 스케치와 초기 작업들에서 사용되었던 색들은 이번 전시에서 조명과 영상 매체로 전환되어 빛과 공간 간의 긴밀한 상호 관계를 보여주도록 설계되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는 일반적인 경험과는 다른 감상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작가의 의식을 통해 열린 공간 속으로 들어가 나 자신의 ‘다를 수 있음’을 경험하는 것은 일상의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변화 가능성과 예측 불가능한 지점을 발견하길 즐깁니다. 전시에서 영상을 사용하는 것도 공간의 시각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어요. 공간 자체를 사유한다는 것이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공부하듯이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감각 경험을 통해 공간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 힘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 김인 작가 인터뷰 중

7월 15일 공식 오프닝 행사 없이 전시가 시작되며, 전시 기간 중 공간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또 하나의 작품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아트노이드178은 2019년 7월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열린 문화예술공간이다. 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에 있으며, 전시 기간 중 휴관일 없이 12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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