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귀순 당시 해당부대 1분당 3회 경보발생,오작동이라 판단해 후속조치 안해

GOP, 중대, 소초, 상황실 기준으로 평균 4분30초마다 경보 발생

2021-02-23     김태식 기자

[김태식 기자] ‘오리발 귀순’ 당시 군 CCTV에 북한 남성이 10차례나 포착돼 경고창이 작동했지만 근무자들이 후속 추적감시를 하지 않은 것이 오작동 경보가 빈번한 고질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채익

과학화경계시스템의 오작동에 따라 잦은 출동상황이 발생하는 탓에 일선 경계근무자들이 경보가 울리더라도 오작동이라 생각해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울산남구갑)이 최근 합동참모본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과학화경계시스템이 탐지율 자체가 90%로 낮아 오작동이 빈번하고 감시카메라 등의 구성품이 노후하여 상당수의 부품이 단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분석평가단 MS분석과가 지난해 5월에 작성한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비전력소요 사전분석결과보고>에 따르면, GOP·중대·소초·상황실 기준으로 평균 4분30초마다 경보가 발생하고 1개 사단 기준으로 월평균 약 19건의 실제 출동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은 해당 부대에 대한 조사결과 오리발귀순 당일은 바람이 크게 불어 경계시스템의 경보가 1분당 3회나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망 탐지율 90%에 불과해 오작동 빈번한데다감시카메라 12종 중 7종이 단종될 정도로 저해상도에 고장 잦아

이처럼 오작동이 잦은 데는 현재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의 탐지율이 90%로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이는 군이 2012년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구축할 당시 감지센서의 탐지율을 99%로 설정했으나 당시 시험평가 결과 탐지율이 99%에 한참 못 미친 90%로 나오자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90%이상”으로 하향 수정했다.

게다가 2012~2013년 전력화된 카메라는 수명연한을 초과해 고장율이 증가한데다 해상도 저하 등으로 야간에는 효과적인 경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과학화경계시스템의 120종에 달하는 구성품 중 21%인 26종이 단종됐고 특히 카메라는 12종 중 7종이 단종돼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채익 의원은 “가뜩이나 경계근무 인력이 부족한데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노후화돼 성능이 떨어져 경계실패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