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을)이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의 청와대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병훈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실이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한 날은 110일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해외 순방 등으로 대통령이 해외에 체류한 날을 제외한 국내 체류 일이 236일 것을 고려할 때에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에 한 번꼴로 영빈관을 사용한 것이다.
문체부는 대통령실이 영빈관 등 청와대 시설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시설에 대해 국민이 관람할 수 없게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국민에게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한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 관리 업무를 맡은 문체부는 지난 5월 15일 문체부 훈령인 「청와대 관람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영빈관 등 청와대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문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대통령실의 행사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규정이 이렇게 개정되면서 대통령실은 사전 신청·허가 절차 없이 사후통보만으로 청와대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후통보 절차와 방식에 관한 규정도 정해지지 않아 관리 주체인 문체부는 대통령실이 사후에 통보하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문체부는 이병훈 의원실의 대통령실의 청와대 사용 관련 자료 요구를 국가안보와 경호상의 문제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실의 영빈관 등 청와대 시설 사용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 장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병훈 의원은 “청와대를 완전히 국민에게 돌려준다며 대통령실 이전에 1조 원에 육박하는 혈세를 썼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고 있다”라며 “대통령실 이전의 궁극적인 목적이 청와대 사유화가 아니라면 청와대 시설 사용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라고 문체부의 청와대 관람규정 개정과 자료제출 거부를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