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교도소 수용자 시인 등단...동강에서 핀 시인의 꿈!”
영월교도소 수용자 시인 등단...동강에서 핀 시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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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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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교도소(소장 김동현) 서○와 박○ 수용자는 종합문예지 ‘아세아문단’(2013년 봄호)에 응모한 ‘아버지의 초상화’, ‘흰 고무신에 묻은 때’ 등 각 5편의 자작시가 신인작품상 수상작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수용자 창작시 2편]

딸아이가 왔습니다.

서 재 성

수직으로 세워놓은 빗줄기를 꺽으며

여린 몸짓으로 딸이 왔습니다.

아이의 눈동자가 묻습니다.

아빠, 괜찮아?

내 입술의 희미한 미소가 같이 묻습니다.

많이 힘들었지?

아이의 눈동자엔 어느새

장대비가

한소끔 걸려있습니다.

눈물젖은 눈으로

서로의 가슴속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바라봅니다.

아이의 눈동자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눈길을 담은채

지독한 애잔함으로 살아있습니다.

아이가

쇠창살 너무 산그림자를 어께에 걸머지고

시린 발길을 돌립니다.

아이의 눈동자에 걸려있던 장대비와

돌아가신 어머니의 애잔한 눈길이

내 가슴속으로

서늘한 바람이 되어 걸어 들어옵니다.

하얀 고무신에 때가 묻어

박 진 우

한 번이고 두 번이고

닦아 보지만

어느새 정성을 다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얼룩진 고무신이 내 마음 같아

가슴을 쓸어 내린다.

경제․경영분야에서 활동하며 시인의 꿈을 꿈꿔왔던 서○와 박○는 수용자 문화프로그램 ‘시창작교실’(강사 허전, 손옥자)에 참여해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시에 대한 열정으로 이 같은 결실을 거뒀다.

심사위원들은 서○와 박○의 시에 대해 “살아온 아야기를 또다시 가까이 가지고 와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으며‘, ’함축적인 표현과 시의 운율성도 속에 잘 깔려 있었다“고 평가했다.

당선소감을 통해 서○와 박○는 “또 다른 세계로 길을 마련해 준 모든 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으며, 시를 통해 따스한 눈과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며 삶을 살아 가겠다”는 포부를 주변에 밝히고 있다.

한편 작년에는 영월교도소 처음으로 정○ 수용자가 ‘창조문학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제71회 신인문학상 전국공모에서 ‘발화점’으로 당선을 한 바 있다.

영월교도소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하여 수용자들의 변화를 유도하고, 건강한 사회복귀와 출소후 재범방지를 위한 역량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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