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이 모여 이룬 풍경…‘한지 예술’ 권위자 이부미 작가
조각이 모여 이룬 풍경…‘한지 예술’ 권위자 이부미 작가
  • 시사매거진 2580 dhns@naver.com
  • 승인 2013.04.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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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현실의 조화, 향(香) 서린 한지 화폭

이부미 작가의 작품은 먼 곳에서 시작된다. 점차 가까운 곳으로 한지를 붙이며 작품의 형상과 원근은 뚜렷해진다. 이윽고 작가의 머릿속에 담긴 모습이 화폭에 나타나고 이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상상과 구상이 형상이 되는 순간이다. 이 작가는 그렇게 자신의 작품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이부미 작가 ⓒKoreaNews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작품의 크기와 구상에 따라 1개월에서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도록이나 엽서에서 보는 것과 달리 작품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많은 정성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화폭에 담긴 자연이 하루에 이뤄지지 않았듯, 작품 역시 그녀의 말처럼 영고의 시간을 지냈다. 단조롭되 다채로우며 실사를 담았지만 재창조됐다는 얘기다. 일체였던 한지가 찢기며 다시금 작가의 손을 통해 모이고 예술의 멋은 짙어졌다. 이러한 행위는 단편의 형상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추억이 되는 과정과 비슷하다. 조각은 이렇게 작가를 거치며 완성된 풍경을 향해 나아간다.

 

그녀의 작품은 특히 산과 들, 꽃 같은 자연을 모태로 삼았다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국내 명산과 풍경은 물론, 해외 유명 자연환경을 작품으로 승화했다. 동양의 정서에 맞는 한지의 느낌을 살려 서양을 어우르며 바위와 나무, 구름과 들판을 화폭에 담았다. 그 느낌은 멀리서 실사를 연상케 하고, 가까이는 파스텔 색조의 부드러운 수채화를 보게끔 한다. 이 때문에 우리네 사람이든 이국(異國)의 사람이든 이 작가의 작품을 보는 데 낯설지 않다.

 

또한, 이 작가의 작품을 유심히 보면 바위의 질감이 눈에 뛴다. 한지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세심한 표현은 가까이서도 나무와 풀, 구름, 바위를 볼 수 있고 거리를 두어도 작품의 모습이 형태를 잃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붓 한 획의 느낌을 살린 유화와 달리 손으로 한지를 붙여가며 구상을 형상화한 작품은 특색을 더한다. 특히, 원경을 표현한 작품과 부드러운 느낌은 보는 눈과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자연과 동화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 시간은 작가와 관람객 모두에게 유익하다.

 

ⓒKoreaNews

 

■ 괴리가 아닌 조화

작품에 몰입함으로써 주변과 단절되는 작가들, 하지만 그 결과물은 현실을 반영하고 투영하며 이상을 담는다. 특히 이 작가의 작품은 실사를 다뤘다는 공통점과 디자인 요소를 뚜렷하게 나타냄으로써 접점을 찾으려 했다. 그녀의 작품과 활동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다.

 

해서 주변 공간의 작품이 쉽게 눈에 들어오고, 현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명력을 더한다. 이 작가를 만난 자리에서 어렵지 않게 그녀의 작품을 알아본 건 이 때문이다. 이처럼 주위의 벽과 사물에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그녀의 노력이 쌓였다.

 

이 작가는 “한지 공예점을 운영하면서 차 받침대, 도마 등 작품의 디자인을 가미한 실용품을 제작해 전시했다”며 여러 시제품에 작품을 담는 중이라 전했다. 그녀는 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외부와 접목했다.

 

해를 넘기며 봄이 찾아온 이 작가의 사무실에는 이처럼 그녀의 작품들과 공예품으로 가득하다. 책상에 쌓인 도안과 벽에 걸린 작품들, 예술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려는 이 작가의 발걸음은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작가가 바라본 한지는 예술과 현실의 분명한 경계가 아닌 조화를 담고 있었다.

 

<이부미 작가 약력>

 

한지와사람들 대표

(사)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 한지그림분과위원장

서울미디어랩(주) 문화콘텐츠개발이사

초대작가 : 목아박물관, 대한민국한지대전, 한국신상미술협회, 세계미술협회

심사위원 : (사)한지진흥회한지공예대전, (사)한국한지문화공예예술대전

2012년 한국 투르크메니스탄 수교 20주년 문화행사 작품참여

2012년 중국 항주 로드쇼 참가

2012년 태국 골든트라이앵글 - 남북통일 기원 국제깃발전 참가

2011년 일본 동경 한국문화원 전시 참여

2011년 싼타페 아트페어 전시 참여

2008년 독일 본시 여성문화원 한지초대전 참가

2007년 모스코바 한지초대전 참여

2010년 인사동 경인미술관 개인전

2012년 알파 갤러리 개인 초대전

 

 

정리/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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