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종우 주지스님, ‘만인의 복락과 인간성 회복의 바탕이 되는 ‘진실한 삶’을 구현하다
불국사 종우 주지스님, ‘만인의 복락과 인간성 회복의 바탕이 되는 ‘진실한 삶’을 구현하다
  • 김덕주 기자 city870@hanmail.net
  • 승인 2015.03.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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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이기심을 비운 자리에 진실을 채워 삶의 지혜를 선도하다

[김덕주/양현옥/기자]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찰이자 불교와 역사적 가치 면에서 누구나 먼저 떠올리는 상징 같은 존재 불국사. 신라시대 불국정토가 세상에 발현하기를 기원하며 세워진 불국사는 건립 1500여년이 지난 2014년 10월 새 주지로 종우스님을 맞아들였다.

ⓒ시사매거진 2580

“완전히 비운 것이 ‘참 나’로 돌아가는 것이고 ‘참 나’로 돌아가는 것이 천지(天地)가 되는 것이다. 성인(聖人)은 천지(天地)와 같다. 고로 완전히 비웠기 때문이다, 자기를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참된 나’를 찾아 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법하시는 불국사 주지 종우스님을 만나 진실과 참된 삶, 지혜로운 ‘비움’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치밀한 구성의 완성도와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경주 불국사는 불교 역사와 문화를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명실공한 한국 최고의 사찰이다. <불국사고금창기>에 따르면 528년 신라 법흥왕의 모후 영제부인의 발원으로 시작해 통일신라기 왕실의 후원으로 ‘대정’이라는 인물이 크게 중수하면서 청운교, 백운교, 석가탑, 다보탑 등 훗날의 각종 보물들을 세운다. <삼국유사>에서는 재상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창건했다고 하는데 학계에서는 대정과 김대성이 동일인물이며 법흥왕 때 불국사를 창건하고 통일신라 때 김대성이 크게 중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삼국시대로 거슬러 오르는 1500여년 역사를 가진 불국사는 2014년 종우스님이 주지로 선출되면서 변화의 때를 맞았다. 25년 동안 불국사 선방을 운영해오며 불국사와 깊은 인연을 가진 종우스님은 오랫동안 잡음 없이 선방을 운영해온 능력을 살려 교구 안정과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관광인구 30여만 명을 육박하고 있는 천녀고도 경주시의 발전과 변화에 불국사 주지로서의 역할과 종교지도자로서의 임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종우스님은 “선방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에 익숙해 인터넷 등의 매체를 자주 접하진 못하지만 평상시부터 생각하기에 세계가 물질적 발전은 이루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등 많은 지도자들이 폭포수처럼 흘러가는 세상을 관찰할 여유가 없다. 물질문명의 발전이 좋은 면도 많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이 문화적 전통이나 전통가치관인 순기능까지 밀어내는 것인데 인간의 참된 삶을 우선하는 의식도 전통의 일환이다. 그러므로 종교적 역할로서 발전과 대형화를 선호하고 지지하기보다 전통과 의식, 가치관을 지켜나가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하며 각박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에 충실한 불국사로 성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 불국사 종우 주지스님 ⓒ시사매거진 2580

불국사 신임 주지로

종우스님은 일찍부터 불교를 통해 인생의 열쇠로서의 ‘참’을 깨닫고 출가해 스님으로서 삶을 시작했다. 정읍의 시골 산중에서 자라 20세를 갓 넘기고 서울 내 대학에 재학하던 정우스님을 불도로 이끈 계기는 우연히 접한 한 스님의 수필집이었다. 어려서부터 세상 사람들이 물질에 집착해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 그것이 진정한 삶인가하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지며 성장한 종우스님은 대학 때까지 심각한 방황을 거듭하던 중이었고, 죽음을 맞이하고 싶을 정도의 그 방황을 멈추게 한 것이 불교였다. 모 스님의 수필집에 실린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그 방황 속에서 가야할 길 발견하고 서광을 얻은 종우스님은 나이 28세에 금강경, 유마경, 육조단경를 접하고 해인사에 들어가 출가할 결심을 굳혔으나 군 미필자로 기회를 놓치고 군입대전 서너 달 가까운 출가를 위한 무전취식 예행을 떠난 스님은 정읍에서 걸어 송강사를 거쳐 통도사를 돌아 불국사에 이르렀는데 초췌한 몰골은 자신이 돌아보아도 상거지중에 상거지나 다름없었는데 한 달을 불국사에서 쉬어 가라고 권유한 월산스님을 은사로 군 제대 후 불국사로 돌아와 80년대에 정식 출가한 종우스님은 동안거, 서안거를 거치며 참선을 일상으로 삼다가 1995년 가을 불국사 선원장를 거쳐 2002년 봉황사주지를 역임, 2015년에는 불국사 주지로 선출되었다.

종우스님은 물질만능시대에 종교가 할 일은 참다운 인간으로서의 길을 갈 수 있게 선도해 나가는 것이고,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 이끄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 말하며 특히 물질만능(物質萬能)과 배금주의(拜金主義)가 만연한 세태에서는 오히려 자신을 버리고 비워내야 사람다운 ‘진실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40여년 참선에 몰입해온 종우스님은 물질에서만이라도 자유로운 것이 본인의 성격에 잘 맞다 고 말하며 사람이 나서 죽기까지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1995년부터 불국사 선원장을 20여년 하면서 참선도 진실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고의 참선이고, 그 어렵다는 참선을 40여년 이어왔듯 내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일을 하면서 건강이 돌아오고 깨달음을 얻었으니 행복이라 할 수 있다. 라고 말하며

“내가 불교가 좋아 스님이 되고 참선을 좋아했듯이 세상에는 천차만별의 직업과 적성이 있다. 라고 말하며 ‘최고의 길은 ‘진실한 삶’이 최고의 핵(核)이다‘라고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삶의 핵심인 철학, 종교, 학문, 참선을 할지라도 알맹이가 빠져버린 삶은 물질만능과 독선적이고 자기위주의 삶을 부르고 결국 공허함만 남는다.” 라고 말하는 종우스님은 “진실이란 사람의 삶의 순간순간이 진실이고 또한 진실은 탐욕이 사라지는 것이 진실이다 즉, 거짓, 허황된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면 남는 것이 진실이다. 라고 설법하고 있다.

물질에 있었어도 물질에 구애됨 없이 진실한 삶,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참 행복이다. 라고 말하며 즉, 물질을 바라는 것과 물질에 구애 받지 않음은 다르다. 부처님께서 ‘유마거사가 나와 경지가 같다’고 하신 것처럼 물질에 구애 받지 않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만 참된 나를 찾고 아는 것이 진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만물은 실체가 없음을 뜻하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도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모두가 수행자가 될 수 없는 현실에서 도인이 되기 전에는 누구를 막론하고 이득을 보는 것에 익숙해 있는 것이 진리이므로 지혜롭게 이득을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한데 진실로 지혜로운 것은 비우는 게 진정한 지혜이고 진실이다. 라고 언급하며, 적게 버리면 적게 얻고 어중간히 버리면 어중간히 얻을 것이며 많이 버리면 많이 얻을 것이고 완전히 버리면 모든 것을 얻는 것처럼, 완전히 비운 것이 ‘참된 나’로 돌아가는 것이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감이 천지가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성인은 천지와 같다 고로 완전히 비웠기 때문이다. 고로 종우스님은 완전한 비움을 통해 더 큰 것을 얻는 자가 되는 것이 진실이라고 깨우쳐 주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는 불국사

‘종교인으로서 기본 역할’에 충실한 종우스님은 불국사 주지로 취임과 동시에 ‘이웃 사랑’과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는 방안으로 불국동 주민센터에 거액의 쌀을 기부했다. 이·취임식 때 화환보다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쌀을 받아 시가 3천400만원 백미 738포를 주민센터에 기부하고 한 달 후에는 다시 시가 460만원 백미20kg 100포 기부로, 경기불황으로 후원이 줄어들어 고민하던 주민센터 측의 감사를 받은 바 있다.

87년부터 선원을 운영하며 많은 문중 스님들로부터 원주로 뽑아 25년간 불평 없는 조용한 선방을 운영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종우스님은 이제 한국역사의 불교문화이자 보고(寶庫)인 불국사를 안팎으로 완전 개방, 모든 면에 자율성 있게 운영해 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불국정토가 현세에 구현되기를 발원하며 건축된 불국사. 만인의 복락과 인간성 회복의 바탕이 되는 ‘진실한 삶’을 구현하고자하는 종우스님을 통해 황량해지는 세상에 불국정토의 씨앗을 뿌리고자 하는 신라 불교의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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