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버튼 홍성민 대표, 찍어내는 것은 만들지 않는다
쥬얼버튼 홍성민 대표, 찍어내는 것은 만들지 않는다
  • 김진규 기자 wolyo@sisam2580.com
  • 승인 2016.08.0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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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기자] 돌덩이에 불과한 원석을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 보석을 닦듯, 자신을 갈고 닦는 이가 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톱 디자이너들 62명으로만 구성된 ‘인터내셔널 주얼리 디자이너 길드(IJDG)’의 회원이 될 만큼 보석디자이너의 지존이라 불리는 쥬얼버튼(www.jewelbutto)의 홍성민 대표가 바로 그다. 화려한 수상경력과 활발한 전시회 활동을 통해 명실공히 보석계의 거목으로 자리잡은 홍 대표는 “보석을 좋아해 시작한 것이 아닌 여자가 좋아 보석디자이너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 찍어내는 것은 만들지 않는다

지난 2004년 10월 종로구 부암동에 신사옥을 매입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쥬얼버튼의 홍성민 대표는 보석계의 이름난 디자이너다.

1987년 홍익대 전자공학과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한 후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얻게 된 직업이 바로 ‘보석디자이너’다.

“습관적으로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는 홍 대표는 회사설립 10년이 되는 해인 지난 2004년 현재의 사옥이 위치해 있는 부암동으로 이전하게 됐다.

“강남에 대한 유혹도 많았지만 아이를 위해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산책을 하기 위해 부암동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이 곳에 복숭아꽃이 잔뜩 피게 됩니다”

아직 피지 않은 복숭아꽃을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간절히 기다리는 홍 대표의 모습에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소년의 모습이 묻어난다.

사람마다 자신이 안 하고는 못 베기는 것이 있다. 홍 대표에겐 바로 그것이 ‘디자이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자신 스스로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를 거듭 묻는다고 한다.

“전 여자를 좋아합니다. 여자에 대한 감성을 좋아합니다”고 말하는 홍 대표. 그가 처음 디자이너일을 시작할 때는 화려함과 여성적 느낌, 그리고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그러나 지금은 돈과는 거리가 멀다.

“보석이라는 존재자체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물질의 극이고, 욕망의 극이다”

그는 보석이 막연한 산술적 존재로서의 가치가 아닌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커플반지의 창시자로도 이름을 날린 홍 대표는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뜰 줄 알았더라면 로열티 받고 족히 200억은 벌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상에서 한 개 밖에 없는 ‘보석’을 만들기 위해 부와 명예를 선택하기보단 ‘가치’를 선택했다. “찍어내는 것은 안 만든다”는 그의 철두철미한 신념은 자신이 가진 탤런트를 가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그만의 철학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떤 일이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보석 디자이너가 된 느낌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을 보석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보석이겠냐는 질문에 홍 대표는 자신을 보석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시원한 푸른빛의 에머럴드 보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에머럴드에는 내포물이 많다. 흠이 많다는 얘기다. 자연스러운 흠이 있는 존재자체를 사랑한다”

한 번은 에머럴드를 극복해 보려고 사이다 병 밑 부분을 잘라서 깎아 본 적도 있다고 한다. 재료만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보색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사랑을 믿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홍 대표는 이러한 열정 탓인지 화려한 수상경력과 전시회 경력을 자랑한다.

1993년 다이아몬드투데이 그랑프리 수상. 제22회, 23회 국제 진주디자인 콘테스트 자유부문 입상. 1995년 World Top Artist 선정, 프랑스 샤넬사 초청, 전 세계 보석쇼 순회전시를 비롯 20여 차례가 넘는 국내외 전시회, 조선일보, 동아일보 칼럼 연재 등 지칠 줄 모르는 그의 활동영역은 그를 더욱 단단한 ‘다이아몬드’로 승화시켰고 지난해 9월 새로운 브랜드 ‘애족’을 내놓는 데 부응했다.

때론 인니아나존스처럼 원석을 구하러 어디든 다닌다는 홍 대표. 한 번은 콜롬비아에서 광산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비행기를 탔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도중 갱 2명이 따라와 돈을 요구했다. 돈을 주었지만 그들은 총을 겨누었고 엉겁결에 목숨은 구했지만 총알이 오른팔을 관통하는 위험한 일도 있었다.

보석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는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아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홍 대표는 ‘애족’(愛族)이라는 브랜드를 발표. 각박해져만 가는 이 시대에 보다 좋은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을 펼치고자 브랜드를 창립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500만원을 빌려서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해 온 것이 사랑이다. 피플 후 인 러브(People Who in love), 사랑족, 러브족, 사랑 안에 사는 사람들이 애족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사랑을 믿는다”

사랑 때문에 느끼는 분노와 그 외 모든 느낌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믿는다는 홍 대표는 자신의 이러한 철학 때문에 “자신의 사업은 결코 망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역설한다.

홍 대표가 처음 10평 남짓 되는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다짐했던 정직한 마음은 현재 고객들이 최대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디딤돌이 되었다. 때문에 그는 앞으로 “사랑으로 이해되는 통합적인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인연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움과 함께 사는 것이 목표

어려서부터 한문을 유달리 좋아했다는 홍 대표의 삶의 철학은 ‘해와 달은 차고 기운다’이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이 하늘과 땅, 해와 달,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젊음과 늙음, 어둠과 밝음 등 모든 것들이 서로 맞물리고 잇닿아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러한 인연들이 모여 에너지를 발산하고 또 이러한 아름다움과 함께 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만을 바라거나 욕심을 가지고 고통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합니다. 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좋거나 싫거나 하지 않습니다. 욕심이 거하면 기울게 됩니다. 고통이 지나면 또 차는 것이 상생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공감하려고 노력한다는 홍 대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또, 단순한 반지를 파는 것이 아니고 그 느낌들을 사랑하며 감동받는 일이 행복하다고 한다. 일례로 10년 전에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개해서 한 동네가 다 찾아왔을 정도. 그동안 많은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들어왔던 홍 대표는 특히, 기억에 남는 커플로 시인이자 목사인 용혜원 씨를 소개했다. 용혜원 시인이 개척교회를 할 당시 팔게 됐던 결혼반지를 다시 새로 맞추러 왔다가 홍 대표의 주례까지 서게 됐다고 한다.

또 한번은 한 여자와 남자가 고등학교 때 만나 좋아했었는데 남자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여자는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해 서로 떨어져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남자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주한미군이 돼 돌아와서 반지를 맞추러 온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한국의 정체성이 없다면 세계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홍 대표는 서양의 보석에 한국의 냄새를 묻혀야 한다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정(情)을 표현하자면 표현할 수 없다. 오히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우기면 더욱 도태되는 것”이라며 “한국의 것을 누구나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손길은 섬세하다. 그리고 색을 좋아해 강한 색을 많이 사용해 디자인한다. 또, 그의 성공파트너이자 아내인 장현숙 대표는 강한 선과 남성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보석을 깎는다. 서로는 같이 하며 언제나 협력하고 경쟁하는 ‘파트너’임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 보석디자이너로서의 진실함을 일깨운 곳

홍 대표가 처음으로 보석 디자이너일을 배우게 된 곳은 놀랍게도 현 익산시(구 이리시)의 한 직업전문학교였다. 그 곳에서 그는 최고의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어디서든 자랑스럽게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이 그 곳에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보석을 가르쳐 주는 곳이 그 곳밖에 없었다. 그 곳에서 장인출신의 선생님을 만났고 언제나 겸허한 자세를 갖게 하는 모습을 배우며 보석디자이너로서의 진실함을 일깨웠다.

홍 대표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 분야에 재능이 있는 아이라면 재능을 쌓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언제나 어려운 시기는 있다는 홍 대표. 그는 어려운 시기, 좋은 시기 모두 반복이라며 그동안 사업을 하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가 반복될 때도 있었지만 ‘정직’과 ‘진실’이라는 두 가지와 자신감이 바탕이 돼 마음에 크게 상처가 되는 부분은 없었다고 한다.

“사람 때문에 행복해 하고 사람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는 사람이 꼭 있다. 그로 인해 도움을 얻고 행복을 얻는다”

한편, 홍 대표는 보석가공업계의 어려운 현실도 우수한 기술력과 정직한 실력이 바탕이 된다면 극복할 수 있다며 한국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외국사람들도 알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관련업계들이 이러한 방향으로 노력을 많이 해 대중들이 즐겁게 주머니를 열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제적 명성으로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홍성민 대표는 보석장신구가 단순한 악세사리가 아닌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가치있는 예술품이 되고자 품위와 가능성을 갖춘 디자인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무한한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홍 대표의 ‘보석사랑’을 통해 따뜻한 세상, 희망을 꿈꾸며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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