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아트캠프 최경화 대표- 폐교의 아름다운 변신 캠핑과 아트의 만남
홍천아트캠프 최경화 대표- 폐교의 아름다운 변신 캠핑과 아트의 만남
  • 시사매거진 2580 dhns@naver.com
  • 승인 2013.07.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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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자연을 사랑하는 최경화 대표

하늘, 구름, 별, 강이 흐르는 강원도 홍천 작은 마을. 1999년 폐교된 내촌초등학교 대봉분교가 캠핑장으로 다시 태어났을 때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캠핑지로 여겼다. 그러나 ‘아트 캠프’라 이름지워진 여기 이 곳. 캠핑과 예술이 곱게 어우러진 이 장소는 사람과 사랑과 문화가 싹 트는 근거지로서 꽃삽을 뜨는 중이다. 캠핑을 넘어 아트빌리지를 꿈꾸고 있는 홍천아트캠프.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는 최경화 대표와의 인터뷰는 행복했다.

바다 위의 피아노, 그 꿈같은 서정을 떠올리며

최경화 대표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1992년 독일로 건너가 2006년 귀국하기까지 음악은 그녀 인생의 전부였다. 대학에서는 바로크 음악의 근간인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전공했다. 전형적인 예술가의 길이다. 한국에 돌아와 영화와 음악을 접붙이는 영화음악감독 일을 했다. '바다 위의 피아노'(A Piano on the Sea, 2010. 감독 송동윤). 예술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상업성을 선순위에 두는 영화 현실에 밀려 미개봉작으로 그쳤지만 그녀에게 뜻깊은 추억이다. “영화를 맡게 되면서 영화 음악 전체를 연주하거나 짧은 곡을 작곡해 봤어요.” 연주음반, 방송다큐음악제작도 참여했다. 그러나 뭔가 아쉬웠다. 나이가 들수록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드는 음악 현실 또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게 했다. “기반을 잡고 오래도록,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어느날 갑자기 머릿 속에 폐교가 스치면서 아, 이거다! 했죠!” 청정자연이 아직도 속살을 드러내지 않은 강원도 곳곳을 뒤져 찾아낸 곳은 홍천의 아름다운 마을, 화상대리였다.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화상대리는 ‘홍천에서 가장 예쁜 마을’이다. 때 묻지 않은 계곡과 폭포따라 짙푸른 나무가 우거진 이 곳에 세워진 홍천아트캠프는 지난 11월 첫 발자욱을 뗀 이래 캠퍼와 아티스트들의 ‘저스트 고(Just Go)’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저 가기만 하면 된다. 가 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는 순수 천연 엔돌핀의 그 무엇. 홍천아트캠프의 매력은 묘하다.

ⓒKoreaNews

흙 밟고 노래하며 타프치며 공연 즐기는 아트캠프

십여년전만 해도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잔디 곱게 깔린 캠프장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수용 가능한 텐트는 35동에서 40동 사이. 세상살이의 욕심 대신 모닥불을 피워올리는 캠핑장에는 이제 막 캠퍼에 입문한 초보 캠핑자들, 개구쟁이 아이 여럿을 데리고 와 맘껏 뛰놀게 하자며 마음 맞춘 엄마들, 캠프에서 새로운 문화충전을 기대하는 컬쳐매니아들이 텐트를 치고 있다. 가짓수 많은 캠핑 장비가 부담스러워 캠퍼에 입문하지 못했다면 침낭 하나만 들러메고 갈 수도 있다. 캠프 4동에 해당하는 캠프 전문장비를 대여해주고 있다. 캠핑이 익숙치 않은 여행자들에게는 폐교 교실을 근사하게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준비된다. 4개의 실내동과 취사실, 세미나룸도 갖추고 있다. 폐교의 교실은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발표, 전시하는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캠프장에는 뮤지션들이 저마다 악기를 가져와 공연을 하고 캠퍼들은 텐트에 타프(텐트전용 가림막)를 치며 여유롭게 예술을 즐기면 된다. 캠프성수기인 여름밤에는 미니 공연도 열린다. 캠퍼 스스로가 공연도 하고 작품을 발표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생각만해도 꿈결같은 이 아트캠프의 모델은 독일의 ‘오이로(Euro) 캠프’다. 최경화 대표는 “독일 유학 당시에, 아이들이 캠프도 하고 예술도 즐기고 수영도 배워가는 독일의 오이로 캠프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어요.”라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가를 즐기면서 뭔가 얻어갈 수 있는 캠핑, 그것이 바로 아트캠프가 지향하는 바”라고 알려준다. 캠핑족들의 연령이 어려지고 다양해지는 추세에서 오토캠핑카인 카라반 설치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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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협조, 마을 전체가 아트빌리지

그저 작은 캠프 하나로 그칠 수도 있었을 아트캠프. 그러나 최경화 대표는 홍천 화상대리 마을 전체를 아트빌리지로 변신시킬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그 결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아트빌리지에 관련한 정부정책을 지원받아 화상대리 입구부터 동화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동화 속에서 보던 그림같은 나무집, 헨젤과 그레텔에 등장하던 과자로 만든 집, 유리로 만든 집들이 동화마을의 아름다운 뷰(view)를 연출하게 된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유기농 채소와 감자, 고구마를 그 자리에서 사서 아트캠프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하며 지역민들의 텃밭과 마을에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획되어 있다. 계곡물 맑고 공기 빛깔이 다른 화상대리 근동에 사는 예술가들도 적극 마음을 모았다. 영화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 클래식 기타공방을 가진 기타장인 엄태창 씨, <한옥과 문화>의 신재용 대표가 모두 이 지역 주민이다. 레고박물관 등을 운영했던 박물관 관계자 등의 협조를 얻어 미니 박물관도 운영될 예정이다. <한옥과 문화>신재용 대표와는 한옥체험을 함께 해 보기로 잠정적인 협의가 된 상태다. 최경화 대표는 “화상대리 입구부터 여기, 아트캠프로 들어오는 길까지 전체를 아트빌리지가 될 예정입니다.”라며 “아트빌리지,화상대리의 베이스캠프가 곧 홍천아트캠프가 될 것”이라 알렸다. 지역 주민들의 폭넓은 이해와 협조로 조성될 홍천 화상대리 아트빌리지는 자연과 문화가 복합된 새로운 형태의 아트 아이콘으로 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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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재능을 기부하고 캠프의 진수를 맛보는 홍천 아트캠프

많은 형태의 캠프가 있고 폐교 공간을 활용한 사례 역시 다양하다. 그러나 폐교를 아트갤러리화해 캠핑과 결합시킨 아트캠핑의 형태는 사실상 국내 최초라 봐도 무방하다.아트캠핑의 무대 주인공은 정식 데뷔한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고 캠퍼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캠핑이 자연을 벗삼아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무욕, 무심의 시간이라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는 캠핑의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고 싶다는 것이 최경화 대표의 바람이다. 최경화 대표는 “아트캠프를 통해 무엇보다 저 자신이 즐겁게 지내고 싶고 모든 이들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여러 연령층이 어우러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 캠프로 위치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티없은 자연 속에서 내 안에 꿈틀거리는 예술의 끼를 발산시키고 본래의 나를 찾아가는 캠프. 아이들에게는 햇살보다 찬란한 체험을 전해줄 캠프. 홍천 아트캠프 최경화 대표는 모든 이들이 가고자 하나 쉽게 선택하지 못한 그 길을 새롭게 만든 사람임에 틀림없다.

구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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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아트캠프

033-433-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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