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항 길 따라 모항 마실 길에서
격포항 길 따라 모항 마실 길에서
  • 시사매거진 2580 dhns@naver.com
  • 승인 2013.08.0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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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만물을 사유

 

격포항 길 따라 모항 마시 길을 탐방하면서 "선인들은 산수 자연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본다. 김시습은 생태사상에 대하여 "생물을 어질게 대하고, 그것을 절제해서 써야한다"고 했다. 선인들의 생태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의 <애물의(愛物義)>의 "자연을 벗하며 만물과 함께 살기"를 살펴보면서 격포항 길 따라 모항 마실 길"로 힐빙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해 봤다.

 

변산 마실길은 확 트인 서해바다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해안 바닷가를 따라 데크길이 이어진 모습 ⓒKoreaNews

 

자연, 인간, 문화의 부안군은 산, 들,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으로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특히 채석강, 격포, 적벽강, 내소사, 모항, 곰소항 등은 웰빙 + 힐빙 = 힐빙으로 전국에서 손꼽을 만큼의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무더운 여름에 가족과 함께 대자연의 바닷가에서 시원하고 멋진 추억 만들기에 좋은 곳을 탐방 해 볼만 하다.

 

변산반도 해안가를 따라 형성된 해수욕장들은 내변산을 뒤로하는 아름다운 풍경과 완만한 경사 깨끗한 물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부안 마실길은 봄이 먼저 오고 겨울이 맨 나중까지 머무는 곳으로 탐방객이 왔다가 떠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길을 옮기지 못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변산 마실길은 확 트인 서해바다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해안 바닷가를 따라 데크길이 이어진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두 손잡고 걷고 싶은 길이 부안 마실길 이다. 최근 "변산반도 해안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부안 마실길이 제주 올레길, 남원 둘레길과 함께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해안누리길 7번 코스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전국 5대 명품길로 선정되어 전국에서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힐빙의 격포항과 요트계류장, 방파제를 연결해 주는 데크길의 모습ⓒKoreaNews

특히 변산 마실길은 한폭의 그림 같은 해변의 절경과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군락지, 후박나무군락지, 호랑가시나무 군락지 등을 경유하는 자연이 준 보배로운 생태탐방로 이다. 부안 마실길 주변에는 먹거리가 많다. 싱싱하고 다양한 생선과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마실길을 걸으면서 해안의 명소들을 들러보며 격포항, 모항 등에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변산 마실길 1구간에는 물소가 바다를 건넜다고 전해지는 서두터, 선사시대의 조개 무덤이 발견되었던 대항리 패촌, 대한팔경으로 지정될 정도로 수심이 낮고, 물이 맑으며, 완만한 경사를 이룬 변산 해수욕장, 등을 경유하는 코스로 해안가를 거닐면서 자연과 하나가 된 탐방길이 있다. 그중에 격포항, 전라좌수영세트장, 궁항 요트경기장, 상록수 해수욕장 등의 4코스와 솔섬, 샹그릴라, 모항해수욕장, 모항갯벌체험장이 있는 5코스의 "힐빙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탐방 길에 들어선다.

 

[4코스 - 해넘이 솔섬길]

격포항 - 궁항 - 솔섬 (5km, 1시간 30분), 격포항-봉수대-전라좌수영세트장-궁항요트체험-상록해수욕장-솔섬 코스이다. 격포항 해넘이공원을 거쳐 봉수대에 올라 격포항 앞바다를 내려다볼 수있는 코스로 이순신 촬영장과 해안 팬션 단지, 상록해수욕장을 지나 노을이 아름다운 사진촬영명소인 솔섬에 이르는 구간이다.

 

격포항, 해넘이 공원, 요트계류장, 데크로 연결된 산책로와 방파제의 모습ⓒKoreaNews

 

 

격포 해상 교통의 중심지인 격포항 주변에는 명승지가 많다. 적벽강은 붉은색 암반과 절벽으로 석양 햇빛이 반사할 때 오색이 찬란한 절경을 이루게 되어 장관을 연출한다. 격포항 오른쪽 닭이봉 밑에 위치한 채석강은 화강암, 편마암을 기저 층으로 하고 중생대의 백악기(약 7천만 년 전)에 퇴적한 해식단애가 마치 수 만권의 책을 쌓은 듯한 외층을 이루고 있다.

 

격포항 요트계류장으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수 만권의 책을 쌓은 듯하다. 외층 벽사이로 야생화가 피어 눈길을 끈다. 책을 쌓은 것과 같은 외층을 안고 돌며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으며 가냘픈 꽃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미소 짓는 꽃들과 대화를 해 본다. 자연의 경이로움 그 속에 파묻혀 나를 잊고 취해 걷다보니 해넘이 공원 입구에 도달 했다.

 

격포항의 산책로를 벗어나 궁항으로 가는 길인 해넘이 공원에 들어선다. 길목에 서있는 준공 비에는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뽑힌 곳, 세계 60억 인구가 TV 생중계방송을 통하여 지켜보는 가운데 1999년 12월 31일 20세기 마지막 영원의 불을 채화하기위한 해넘이 축제를 국가주관행사로 계획한 곳입니다. 이곳을 해넘이 공원이라 이름하고 2001년 12월에 준공 비를 세웠다"내용을 읽어 본다.

 

해넘이 공원을 지나 변산면 격포리 궁항마을 인근에 있는 전라좌수영세트장에 도착을 했다. 선다. 전라좌수영의 모든 건물은 바다와 인접되어있어 세트에서 바라다보는 낙조의 경관이 매우 뛰어나며 동헌, 내아, 병고, 군관청, 외삼문을 비롯하여 총19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저 유명한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시름하는 적에" 구절에 등장하는 수루도 인근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우뚝 서있다.

전라좌수영세트장과 궁항 사이에서 위로 바라다보면 부안군 격포리 봉수대는 격포항 남쪽 봉화산(174.2m) 정상에 있다. 남쪽으로는 고창군 상하면 검산리와 해리면의 면계에 있는 봉백산의 소응포산 봉수대와 응신하고, 북쪽으로는 변산면 대항리에 있는 점방산봉수대와 응신하고 있다.

 

2013년 7월 18일 부안 격포항 인근 바다에서 제27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 대항 요트대회 모습 ⓒKoreaNews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궁항에 위치하고 있는 궁항요트체험장은 변산반도의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 위치한 부안요트경기장은 회의실과 육상계류장, 숙박시설, 요트 및 보트수리소를 갖춘 마리나 시설로 초보자 및 일반인, 동호인들의 해양레포츠를 위하여 각종 프포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격포항에 도착 했을 때는 대한요트협회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요트협회가 공동주관으로 "제27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 대항 요트대회"가 2013년 7월 18일부터 7월 23일까지 5박 6일 동안 부안 격포항에서 열리고 있었다.

 

지난달 제27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 대항 요트대회’는 대한요트협회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요트협회가 공동주관으로 2013년 7월 18일부터 7월 23일까지 5박 6일동안 부안 격포항에서 열립니다. 전국 요트선수 약 600여명이 참가, 2013년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을 겸하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 15개 시·도 초·중·고·대학, 일반 등 요트 300팀(척) 6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요트 경기 관람객을 위해 100여 명이 승선 할 수 있는 대형관람정을 무료로 운행해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가까이에서 보는 요트대회, 바람 따라 달리며 질주하는 요트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요트대회 관람정에 승선한 관람객들은 “바다 한 가운데서 열리는 요트대회여서인지 더위를 느낄 틈도 없었고, 처음 보는 요트대회의 모습에 아이들도 신이 났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바다에 와서 좋고, 신기한 요트대회가 더 즐거운 바다여행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전북요트협회의 도움으로 처음 요트를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갔었다. 요트를 타고 바다를 가로 질러 갈 때는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며 신원한 바닷바람이 다가와 스치는 감촉이 자극적이며 아름다움과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물이 맑고 수심이 완만하며 백사장의 모래가 곱고 부드러운 상록해수욕장 모습 ⓒKoreaNews

 

 

상록해수욕장은 격포에서 모항 쪽으로 2.3km지점, 변산면 도청이 두포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1988년 공무원들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개장하게 된 해수욕장으로 주로 공무원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였으나 2010년에 개인으로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물이 맑고 수심이 완만하며, 특히 백사장의 모래가 곱고 부드러우며 주변 갯벌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 5코스 - 모항 갯벌 체험길]

모항 갯벌체험 길은(9km, 2시간), 솔섬-샹그릴라-산림수련원-모항해수욕장-갯벌체험장 코스이다. 갯바위 낚시터의 데크 길을 따라 걷는 코스로 산림연수원, 아름다운 소나무가 늘어진 모항해수욕장에 이르는 구간으로 가족단위 피서를 즐기거나 하룻밤 쉬어가기 좋은 코스다.

 

소나무와 해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는 솔섬의 모습ⓒKoreaNews

 

 

서해안 최고의 비경은 도청리의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서 맞는 솔섬의 낙조이다. 물이 빠지면 걸어 갈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솔섬은 모진 해풍 탓에 가지가 비틀어진 소나무와 해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낙조가 완성되는 곳이다.

 

솔섬을 지나 샹그릴라에서 하룻밤 쉬어가기로 했다. 샹그릴라에서 보내는 낙조는 솔섬 낙조 못지않은 장관을 이룬다. 붉게 물든 황금빛 물결위로 멀리 위도가 보인다. 그 바다위로 서있는 장승의 모습과 낙조를 바라다보는 망부석이 나로 하여금 "비가"를 부르게 만들었다. 주위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불렀다.

 

솔섬의 낙조 못지않은 샹그릴라 팬션 해변에서 바라본 낙조의 모습ⓒKoreaNews

 

창문너머로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잠 못 이루며 뒤척인다. 창문을 열어젖히고 바다물이 출렁이며 철썩 철썩 소리를 내며 밀려왔다 밀려가는 반복을 거듭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하늘의 달빛이 유난히도 밝다. 요즘 들어 달빛이 아름답게 보인다. 달빛 따라 움직여 가본다. 달 가듯 가는 나그네가 되어본다. 바닷물이 안쪽 깊이 들어와 장승의 턱밑을 맴돌고 있다.

 

이곳 펜션 주인의 말에 의하면 “모항은 어머니라면 이곳은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물살이 세고 파도가 높다“며 안전을 위한 석탑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섬2개를 가리키며 "저기 보이는 섬은 남매 섬으로 중국에 사는 남매가 사랑을 하지만 허락지 않아 떠내려 왔지만 이곳도 허락되지 않음을 알고 현제의 그 자리에 멈춰 산 곳 섬이 됐다"는 전설을 전해줬다.

 

어느덧 마실길을 걷다보면 해안 송림 숲이 아름다운 모항해수욕장에 이른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찾고 있는 곳으로,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호랑가시나무군락지가 있다. 무성한 띠 풀로 덮인 마을이라 해서 모항(茅項)이다. 민초들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우리들의 진짜 고향의 뒷모습으로 다가오는 한가한 어촌이다.

 

모항해수욕장은 변산면 도청리 모항에 위치하고 있다. 이 해수욕장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산악경관과 서해의 해양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수려한 자연 경관지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해수욕장으로 아담한 백사장과 아름드리 소나무밭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름철 가족단위 해수욕 휴양지로 적합하다.

 

모항마을 입구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끼고 있는 아담한 모항해수욕장의 모습ⓒKoreaNews

 

모항해수욕장은 모항마을 입구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끼고 있는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뒤편의 갑남산이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고 있고, 그 산아래 도로변에는 전연기념물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해수욕장 주변 곳곳에 갯바위 낚시터가 있어, 낚시를 겸한 피서객들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산악경관과 서해의 해양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수려한 자연경관지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해수욕장으로 아담한 백사장과 아름드리 소나무밭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름철 가족형 종합관광 휴양지로 적합하며, 특히 2000년 12월에 관광지로 조성된 지역으로 2007년까지 종합휴양지로 조성, 가족호텔, 가족휴양촌 등 각종숙박시설을 비롯해 해변카페, 유원지, 야영장, 낚시터, 문화, 운동, 오락시설지구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변산면 도청리에 위치한 모항 갯벌체험장에 들어서자 기러기들이 마중을 나온 것 같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고 줄 지어 않아있다. 사람과 새가 자연이 하나로 함께 공존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모항갯벌체험장은 변산반도의 수려한 경관과 서해의 아름다운 해안에 자연 그대로의 갯벌로서 게잡이, 진흙놀이, 조개캐기 등을 통하여 갯벌에 대한 호기심과 생물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자연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가족휴양 및 생태학습 체험관광지이다.

 

 

 

[자연을 벗하며 만물과 함께 살기]

 

선인들은 산수 자연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천리(天理)를 탐색하는 대상으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공간으로, 또는 '처사(處士)'의 공간으로 인식한 바 있다. 더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관념적인 것을 넘어, 인간과 만물이 공존하며 사는 공간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인간과 다른 사물이 함께 사는 '공존'의 미학, 여기서 우리는 선인들의 생태 사상을 엿볼 수 있다.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의 <애물의(愛物義)>를 살펴보자.

 

인간과 만물이 공존하며 사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모항 갯벌체험장의 기러기들의 모습 ⓒKoreaNews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생물을 사랑하는 이치는 어떤 것인가?"나는 답하였다."저마다 그 본성을 따르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주역》에 이르기를 '천지의 큰 덕을 생(生)이라.' 한다고 말하였다. 무릇 낳고 또 낳는 것은 천지의 큰 덕이요, 살고자 하는 것은 생물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생물이 살고자 하는 본성에 근거하여, 천지의 낳고 또 낳는 큰 덕을 본받아서 생물에게 저마다의 본성을 이루게 하여, 깊은 애정과 두터운 은택 속에서 생겨나고 성장하도록 할 따름이다."그 사람이 더 자세하게 논해 주기를 요구했다. 그래서 이렇게 논하였다."사람과 생물은 천지의 대화(大化) 사이에서 함께 생겨났으니 '백성은 나와 동포요, 생물은 나와 함께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가장 먼저요, 만물은 그 다음이다. 군자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랑하되 어질게 대하지 않고, 생물에 대해서는 어질게 대하되 사랑하지 않는 법이다."

김시습은 이 글에서 자신의 생태 사상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며 만물이 지닌 본성을 따르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해서 길러야 하고, 중요한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만물보다 사람을 우선시하지만, 둘 간의 소통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시습이 제시한 생태 사상의 핵심은 생물을 어질게 대하고, 그것을 절제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에 대해서는 어질게 대하되 사랑하지 않는 법"이라는 의미는 생물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다. 인간을 위해서라면 금수나 초목도 적당한 선에서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적당한 선에서의 희생은 공의(公義)라는 개념 위에서 성립한다. 공의는 일시적이거나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다. 이를 위해 김시습은 인간의 사적인 욕망을 줄이고 공공(公共)을 위한 이재(理財)를 제시한다.

 

그래서 그는 <생재설(生財說)>에서 이재를 논하면서 "인(仁)으로써 재물을 낳고, 의(義)로써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라고 한 바 있다. 이것이 공공을 위한 이재이다. 이렇듯 김시습은 인간과 만물을 구별하는 가운데,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만물을 사유하고 있는 것이다.

 

[인용작품] 애물의 작가 : 김시습 / 갈래 : 한시 / 연대 : 15세기· 꽃 지고 속잎 나니

작가 : 미상 / 갈래 : 설화 / 연대 : 미상· 괴토실설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만물을 사유]

 

격포항에서 모항의 마실길을 찾아 탐방길에 오른 나는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만물을 사유"하는 눈으로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깨닫는 "힐빙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체험해 봤다.

 

수 만권의 책을 쌓은 듯한 외층을 이루고 있는 암벽으로 둘러싸인 격포항의 주변 모습> ⓒKoreaNews

 

 

부안의 마실길 탐방은 나의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줬다. 지는 낙조는 나의 전반적인 삶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내 삶 참으로 역동적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삶은 완성이 아니라 끝없는 가등과 투쟁의 연속의 길이였다. 한권의 책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것 보다는 자연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사유하며 자연과 대화를 나누며 하나가 되는 “힐빙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의 탐방 길이었다.

 

자연 앞에선 나는 어떠한 것도 위대할 수가 없었다. 그 모든 것들이 하찮은 것으로 보여졌다. 자연 앞에선 내게는 권력도 물질도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력하지도 안했지만 자연 속에 나는 자연과 대화를 나누고 자연에 동화되어 그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지고 온갖 상념으로 부터 벗어 난 자연인으로 돌아간 나를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일 또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진리 속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계획을 세워본다. 김시습의 "인간의 사적인 욕망을 줄이고 공공(公共)을 위한 이재(理財)"로 살려고 노력할 것이며 "인(仁)으로써 재물을 낳고, 의(義)로써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는 삶의 계획을 세워보는 힐빙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었다.

 

 

한청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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