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솜씨 박민자대표 한국식 디저트의 맛
외할머니솜씨 박민자대표 한국식 디저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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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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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과 정성이 깃든 한국식 디저트

외할머니 솜씨

박민자 대표

바알간 바탕의 간판에 손으로 쓴 글씨 정겹다. 언제 가도 따스한 마음으로 맞이해주는 외할머니처럼 넉넉한 맛으로 우리네 전통 디저트의 명맥을 잇고 있는 <외할머니 솜씨(063-232-5804)>. 태양이 유난히 뜨거운 8월의 전주 한옥마을에서 박민자 대표를 만났다.

한국팥이 좋아 시작한 디저트 카페

“많고 많은 한국 음식 중에 유난히 팥이 마음 속에 들어왔어요. 평소에 염두에 두었던 단팥죽부터 시작하게 됐지요.”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 명소로 자리 잡혀갈 즈음이었으니 그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민자 대표는 일본은 물론 전국 각지의 단팥죽 명소를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맛 좋은 단팥죽의 비법을 익혔다. 맛있는 단팥죽 집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다니며 그 맛을 익혀가던 어느 날, 박 대표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듣게 된다. ‘팥을 사랑하고 아끼지 마라’. 입맛 까다로운 서울에서 꽤 유명하다는 단팥죽집 할머니의 일침이었다. 그 날 이후로 박민자 대표는 좋은 팥 한 알을 위해 산간에서 수확된 팔들을 조말조말 모아 최량품을 엄선해 낸다. 국산 팥을 써도 맛에는 전혀 이상이 없을진대, 꼬옥 한국팥을 고수하는 까닭은 가격을 상관 않는 깊은 맛과 손님을 속일 수 없는 양심이 철칙이기 때문이다. “단팥죽은 반찬이 없는 음식이지요. 새알심 넣고 동치미나 김치를 곁들여 먹는 팥죽과 달리 단팥죽은 진한 팥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고유의 향과 달콤함, 부드럽고도 은은한 맛을 살려야하기에 더욱 어려운 음식이기도 합니다.” 단팥죽 한 그릇 소담히 놓인 상을 심심해 하던 손님들이 언제부턴가 단팥죽을 즐겨 찾게 된 건 <외할머니 솜씨>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KoreaNews

옛스러움을 새로운 맛으로 이어가는 지혜

경기전 담장 너머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는 여름철이면 <외할머니 솜씨>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 곳의 ‘옛날 흑임자 팥빙수’를 맛보려는 이들이다. 투명한 얼음보송이 위에 신선한 단팥, 쫄깃 두툼한 찹쌀떡 몇 개 턱 하니 얹혀 있으니 외할머니께서 손수 만들어주시던 팥빙수가 바로 이런 맛이겠다. 국내산 단팥앙금이 섞인 팥빙수는 사각사각 씹히는 각얼음과 어울려 한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칭송이 끊이지 않는 특제 팥빙수. 여기에 까만 참깨 가루내어 토핑하니 <외할머니 솜씨>를 대표하는 효자 메뉴가 되었다. “어느 날 흑임자를 곱게 빻아 팥빙수에 얹어보니 그 맛이 환상인 거예요. 옛스러운 정취도 살아나고.” 스스럼 없이 웃는 박민자 대표의 미소가 소탈하다. 더러더러 씹히는 얼음덩어리의 아삭한 식감과 고풍스럽고도 깔끔한 팥향이 일품인 옛맛 흑임자 팥빙수는 단팥죽과 함께 <외할머니 솜씨>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자리잡았다.

ⓒKoreaNews

유난히 허약했던 가족들을 위해 친정아버지께서 손수 다려주시던 방식 그대로 내린 ‘궁중 쌍화탕’, 시어머니께 배운 ‘약식혜’, 잘 익은 홍시를 얼려 셔벗으로 갈아 만든 ‘아이스 홍시’, 수삼과 꿀로 갈아 만든 ‘인삼꿀라떼’, 먹거리가 부족했던 어린 시절 요긴하게 배를 채워준 ‘미숫가루’까지. <외할머니 솜씨>는 여름이면 맛있는 것이 지천으로 기다리던 외갓집 같다. 무심히 전주한옥마을을 걷다 <외할머니 솜씨>를 만나면 지친 발걸음을 성큼 들여보자. 한옥 지붕 아래,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맛들이 당신을 기다린다.

 글 / 신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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