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의지 필요할 때”
“15억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의지 필요할 때”
  • 시사매거진 2580 dhns@naver.com
  • 승인 2013.09.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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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여 전국 화훼농 대변하는 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

“세계무역시장의 개방화라는 흐름을 거역할 수 없다면 농민 스스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적극적 자세가 요청됩니다. 물론 당국의 깊은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수반돼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입니다.”

 

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 ⓒKoreaNews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농업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큰 데 대해 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58)은 “동의한다”고 말했다. 2011년 중국의 화훼 생산면적은 장미가 우리의 30배, 국화는 10배, 나리(백합)는 약 40배에 달하고 아직 생산성이 낮기는 하지만 국화와 카네이션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당면한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여건이 어렵지만 ‘임전무퇴’라는 의지를 불태웠다. “중국 인구가 15억입니다. 중산층은 우리의 생활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 넓은 시장을 공략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세(守勢)가 아닌 공세적 중국시장 공략 도출에 민․관․연이 지혜를 모은다면 한․중 FTA 또한 결코 넘지 못할 파고는 아니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임 회장이 제시하는 대안 중 하나는 친환경 유기농을 통한 상품 고급화다. “주식인 쌀만 예로 들어 봐도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kg당 1만2000원, 곧 80kg 한 가마면 96만원에 해당하는 고급브랜드 유기농 쌀이 팔리고 있지 않습니까. 채소와 꽃 등을 중국에 역수출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합니다.”

색깔과 신선도, 품종개량 등으로 상품성을 높이고, 생산비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갖춰 중국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의미이다.

고품질 상품생산의 중요성을 말하는 임 회장의 모습에선 결연함이 묻어난다. “수출시장에서도 고품질 고부가가치 시장이 목표가 돼야 합니다. 일본시장에 수출되는 우리의 화훼상품들이 최고급품으로 취급 받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래의 시장인 중국의 대도시나 러시아 소비시장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지향의 전략이 필수”라며 고품질 생산에는 생산비 증가요인이 거의 필수적으로 수반되기에 국내외 소비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수요자 요구에 적합한 고급상품을 공급하는 경영의 묘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KoreaNews

품종개량 등 가격경쟁력 갖추면 승산

임 회장은 FTA시대 화훼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육묘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인 2000년 전후에 공적자금을 육묘산업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일부라도 책정했더라면 지금쯤 한국 농업의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른바 국제경쟁력이 있는 우량품종의 지속적인 개발이야말로 농업 생산의 기본인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성장동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화훼분야에서 겪어온 해외로열티 부담의 직접적 해소뿐만 아니라, 로열티 간접 견제효과, 국내환경에의 재배안정성 증대, 종자·육묘 수출시장 확대 등 미래 부가가치가 높기에 하는 말이다. 다행히 세계인구의 60%가 속해 있는 아시아권에는 일본, 이스라엘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육종 강국이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래의 화훼산업을 선도할 육종강국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할 책무가 이 시대 농정당국과 농업인들에게 짐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재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1년 3월 7000여 전국 화훼농의 입장을 대변하는 제19대 한국화훼협회중앙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임 회장은 화훼농 앞에 놓인 세계화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선 회원 간, 민․관 간 정보공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훼농가가 한 뜻 한 목소리를 내는 단결된 모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육묘와 전조 재배를 하는 3400여 화훼농가의 전기요금을 ‘병’에서 ‘갑’으로 인하하는 일, 중국에 심비디움 수출이 막혔을 때 하나되지 못한 일, 국토해양부와 토지수용 시 수도작 대비 4~5배 현실 보상 과제 등 훼훼농가들이 행동을 함께 해야 하는 필요성을 들었다.

임 회장은 특히 정부의 규제 철폐를 촉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의 3만 원 이상 화환 수수 금지 조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한 사회의 환경과 문화수준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화훼산업에 규제를 가하면 공직기강 쇄신도 못하고 국민의 신뢰만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 올 겁니다.”그는 권익위가 ‘친구와 친지로부터 3만 원 이상의 난을 받아도 된다’ 고 한 발 물러섰긴 했지만, 공무원들은 여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화훼농가와 꽃집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그는 “(권익위의 방침은)수출 1억불을 돌파한 국내 화훼산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문화상품권으로 운동경기 입장권은 살 수 있지만, 사군자는 구입할 수 없는 게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그는 꽃을 많이 가꾸는 도시는 교통사고와 범죄 발생률이 낮고, 재소자 재활프로그램에도 활용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국내·외 연구보고서까지 소개하며 정부 정책은 공익을 해치는 최악의 경우만 규제하고 나머지는 시장 자유에 맡기는 '포지티브(긍정적) 규제'로 가야만 산업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 회장은 국내 화훼산업 발전에 올 인한 ‘꽃 박사’다. 그는 1990년 꽃과 첫 인연을 맺었다. 평소 튤립을 좋아한 임 회장은 그해 과천에 들어와 3900여㎡(1200여평)의 하우스를 임대해 화훼농사를 지었다.처음에는 꽃의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일반 상인들만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던 그는 서울시 각 구청에 납품하는 노력을 하면서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로를 개척해 갔다.

 

ⓒKoreaNews

화훼농가 한 뜻으로 단결된 모습 절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 선수촌 아파트 부녀회원들에게 꽃의 식재 관리 요령을 강의하면서 부녀회원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렸고 농장까지 소개하는 등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면서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이로 인해 1995년에는 갈현동에 9900㎡(3000평), 1998년엔 주암동에 1만400㎡(3150평) 등 모두 1만9800여㎡(6000여평)의 자신의 농장을 소유하게 됐다.또한 전국초화재배자연합회 회장과 안면도 국제박람회 조직위원 등을 지냈다. 1997년에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수산부장관 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경서초화농협협동조합 조합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한체육회 대한역도연맹 부회장도 맡고 있다. 연 5000만원의 회비를 포함해 격려금 등 최소 1억여원 정도를 매년 희사하고 있다. 임 회장은 “화훼업계가 다른 어떤 농림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화훼업 산업화를 일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임 회장은 과천시에서 추진중인 화훼종합센터 건립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꽃을 가꾸고 있는 2만5000여 화훼인들에게 화훼종합센터 건립은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며 “센터가 건립되면 화훼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꽃이 예쁘지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확인케 하고 있다.

우리 농촌의 어려운 현실 타개책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임 회장은 “300만 농업인구 중 60%가 고령층이다. 이들에 대해 농법, 유통 및 판매 등 여러 부문에 대한 생생한 교육이 시급하다”며 ‘돌아오고 잘 사는 농촌 건설’이야말로 청년들이 비전을 보고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일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의 농촌 사랑 및 교육에 대한 애정은 해마다 고향인 전남 보성 득량면 일대 중· 고교생 15명에게 ‘효행상’이란 이름으로 장학금을 조용히 10년째 지급하는 미담으로 실천되고 있다.

아들이 원예학도로서 자신의 뒤를 잇고 있음을 소개한 임 회장은 ‘부모가 걷고 있는 길이 올곧았음을 혈육으로부터 추인되고 있다’는 흐뭇함 가득한 표정엔 화훼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진하게 배어 있다. 당국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가업승계 시 비현실적으로 증여세가 55%에 이를 정도로 턱없이 높아 농업인들의 애로가 크다는 점과 정부 수용 등으로 본의 아니게 토지가 팔리게 될 경우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을 면제해야 다른 농토를 구입해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 회장은 화훼를 넘어 농업 자체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하면서 “인간이 존재하는 한 농업은 기본이요 동반자”라며 농업인의 주요 장점으로 △자급자족 △시간 여유 △땅이 주는 정직한 교훈 등을 꼽았다. “농업이야말로 신이 준 직장”이라고 말하는 임 회장의 모습은 한국농업․농업인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푯대로 다가왔다.

황종택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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