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철 국립예술자료원 이사장,"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시키는 통로 될 것"
김윤철 국립예술자료원 이사장,"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시키는 통로 될 것"
  • 시사매거진 2580 dhns@naver.com
  • 승인 2013.09.2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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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차원에서 예술적, 인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 추구 되어야

국립예술자료원은 예술기록 및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과 도서, 영상, 음향, 실물자료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59만 점의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가장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인사로 평가받는 신임 김윤철 국립예술자료원이사장. 정부의 문화 관련 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과 예술교육의 변화 그리고 국립예술 자료원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윤철 국립예술자료원 이사장 ⓒKoreaNews

이사장님께서는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시고 중앙대 대학원 연극영화과에 지원하셨는데 진로를 변경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진학했다. 그러나 내 뜻은 연극에 있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연극 활동에 매진했고 약 20편의 연극을 제작하고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극학과가 있는 중앙대를 선택해 연극의 꿈을 이어나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70년대 학생 연극배우로서의 활동하신 기억에 비춰볼 때 현재의 연극계는 과거와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느끼십니까?

그 당시 연극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는 매우 적었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열정이 매우 순수했던 시기였다. 반면 요즘은 연극을 가르치는 학교가 80여 곳이 넘지만 연극이 인문학적 바탕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치우치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 말씀은 우리 연극교육이 이제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을 기해야 한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선진국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는 어떻게 다릅니까?

외국 예술인들과 대화하다보면 그들의 인문학적 소양에 감탄하게 된다. 창의성의 원천은 바로 인문학이다. 인간에 대한 성찰을 일반인보다 뚜렷이 할 수 있는 깊이가 없다면 예술이 단순한 오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인 목표의 실기 위주 교육보다는 졸업하고 평생 자산을 삼을 수 있는 인문학적인 교육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기술자나 엔터테이너 이상의 예술가를 만나긴 힘들지도 모른다.

국제연극평론가협회 회장직을 맡고 계신데 선출되신 2008년 당시 최초의 아시아출신 회장으로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는 창립 당시(1956년)부터 철저히 유럽중심이었다. 참가국가의 반 이상이 유럽국가이다. 전임 회장들은 전부 유럽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의 아시아인뿐만이 아니라 최초의 탈 유럽인 회장이기도 했다. 그것은 시대적 흐름의 중심이 서양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와중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내 임기는 내년 말 있을 중국 베이징총회에서 종결될 예정이다.

회장직에 계시는 동안 협회가 어떻게 변화했고 이룬 성과는 무엇이 있습니까?

이전에는 심포지엄, 워크샵 등 내부적 활동에 과도하게 치우친 면이 있었다. 나는 취임 후“연극의 위기다. 비평적인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히고 인터넷 전문지 크리티컬 스테이지스(Critical Stages, www.criticalstages.org)를 만들었다. 만들면서 세계적인 평론가, 학자들을 편집인으로 초청을 했는데 한 사람도 거절한 사람이 없었다. 그제서야 이런 일이 정말로 필요로 한 것이었구나 느꼈다. 평균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40여개의 글들로 구성돼 명실공히 세계연극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창의 역할을 하고 있다. 8호부터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출판을 맡기로 했고, 일부대학에선 교재로 쓰기도 한다.

국립예술원 이사장으로 선임되셨는데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KoreaNews

박물관이나 자료원의 이용률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고민이다. 귀한 자료들을 잘 모아 정리해 예술가들과 일반시민들에게 자료원이 좀 더 매력적인 자료를 제공해서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접근성과 수집된 자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외국의 관계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우리가 받을 준비는 되어있지만 우리 것을 외국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료의 대다수가 우리말로만 되어 있어 외국인들이 우리 자료를 알고 싶어도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 발전에 필요한 자료들은 그들에게서 얻고 반대로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싶다.

수집된 자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국립예술자료원에 수집되는 자료들의 선정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아직은 수집되는 자료들의 폭이 체계적인 선정기준보다는 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들어온 자료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앞으로 자료를 체계적인 분류에 따라서 분류하도록 하고 여러 가지 기획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인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싶다. 이들이 자료원에서의 자료를 활용해 더 나은 예술작품을 만들고 연구의 깊이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외국의 여러곳을 두루 다니시면서 느낀 외국과 우리예술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최근 외국에서도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우리 연극이 유럽에 초청되는 빈도도 매우 늘었다. 유럽에선 축제 때마다 빠지지 않을 정도로 초청받고 있고, 관람객의 만족도도 높다. 그들이 하는 말이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과 너무나 다르고 한국만의 문화가 있다. 우리 서구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아시아국가다” 라고 한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라면 우리가 지속적으로 세계인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우리 교양 수준이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따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앞서 나가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예술적, 정신적, 인문학적인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추구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부나 관계기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예술을 상품화, 산업화로만 연결시키려 하는 사고방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재 한국의 한류는 대중적인 예술로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지만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예술로서는 갈 길이 멀다. 문화예술은 근본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하고 그것이 유지되어야 한다. 예술이 만드는 정신적인 부가가치는 인간의 삶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이 긴 안목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국민들도 그 정책을 지지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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