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명순 민화작가 민화와 함께 한 내 인생은 참 보람된 길이었다
심명순 민화작가 민화와 함께 한 내 인생은 참 보람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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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1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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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해 심명순 민화작가

 

음성은 수수했고 손끝은 정성으로 민첩했다. 민화작가 단해 심명순. 그의 작업실 한쪽에는 붉은 모란과 작약, 바람결에 흩날리는 연분홍 꽃잎이 아름답게 그림으로 피어나 있다. 작가는 1980년 후반에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그려진 8폭 병풍을 보고 민화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심명순 작가는 서예로 처음 붓을 잡았다. 이후 수묵화에 빠져 먹의 매력을 공부했고 고(故) 안종혁 선생, 예원예술대 예원예술대학원 전통민화과정, 동국대학교 동양화과 김대열 교수에게 차례로 사사하면서 국내 민화부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특정계층만 향유하는 어려운 그림이 아닌, 우리네 삶이 살아 숨 쉬는 민화에 다가간 심명순 작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오는 심명순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심명순 민화작가

불가에의 인연, 산신도(山神圖)와의 만남

어려서 절에 가면 심명순 작가는 사찰에서 흘러나오는 향 내음이 유난히 좋았다고 했다. 고산 스님께 수계를 받은 후, ‘보리수’라는 법명을 받은 심명순 작가는 스님이 선방에서 참선하듯 붓끝을 잡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참된 나(眞我)’의 경지에 이르는 희열을 맛본다고 했다. 심명순 작가는 “사찰에 가면 볼 수 있는 산신도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어요. 산신도를 멋있게 그려서 불전에 공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자 민화에 스스로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세상살이에 근심과 걱정이 생기다가도 그림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모든 근심걱정을 잊고, 조용히 자신에 몰입할 수 있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 그것은 작품세계의 중심을 민화로 이동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소담한 염원을 담고 있는 심명순 작가의 민화는 병풍에서부터 도자기, 한지공예, 액세서리와 같은 다양한 공예분야를 넘나들면서 우리 생활에 가장 가깝고도 폭넓게 활용되는 예술로 승화되고 있다. “처음에 서예와 수묵화로 붓을 잡다 보니 그 분야에 접목해서 그릴 소재가 없나 살피게 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사군자, 그리고 민화를 접하게 됐습니다.” 심명순 작가가 화단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보기 드물게 민화와 문인화를 겸비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실력이 크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KoreaNews

순수한 화폭 위에 펼쳐지는 오방색의 고운 향연

심명순 작가의 작품에 이르러 민화는 고유의 멋과 색으로 새롭게 살아난다. 고운 색상에 섬세한 필치를 더해 오방색 특유의 색감을 원없이 펼쳐내니, 오직 심명순 작가만이 빚어낼 수 있는 화폭이 되었다. 새하얀 한지 위에 먹과 분채로 색칠한 그의 작품 속에서 청(靑), 적(赤), 백(白), 흑(黑), 황(黃)의 오방색은 새로운 형태와 조화로 생명을 잉태한다. 심명순 작가는 “질감이 곱고 색감이 분명한 분채는 민화에 더없이 좋은 물감”이라며 “모든 사람이 표현해 내는 민화가 아니라 나만이 그려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민화를 그려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30여 년을 갈고 닦아온 심명순 작가의 민화는 십장생, 일월오봉도, 화성능행도가 되어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화폭을 휘감는다. 오로지 먹 하나로, 먹색으로만 개성 있는 작품을 그려낸 그의 화조도는 민화의 수작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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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민화, 독창적으로 발전시켜

심명순 작가는 스스로를 ‘이끌기보다 말없이 따라가 주는 사람’이라 한다. 그러나 한국미협 공예분과 부위원장, 한국민화협회 서울지부장 등의 중책을 맡고 있는 것은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는 방증이다. 그는 자신의 개인 작업실과 단해갤러리 운영, 민화 알리기 행사 및 회원전을 통에 민화 예술 정착에 적극 나서면서 젊은 작가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심명순 작가는 제21대 한국미협까지 공예분과에 소속되었던 민화가 제22대 한국미협에서는 개별분과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시각디자인과 학생을 비롯한 10여 명의 후진을 양성하면서 민화 관련 장학재단 설립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심명순 작가는 “민화와 함께 한 내 인생은 참 보람된 길이었다.”라고 말하며 “지금까지의 민화보다 한층 발전된 색다른 민화, 그리고 창작민화로 개인전을 열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서민들의 애환을 독창적인 필치로 완성해가는 심명순 작가. 작업실에서 만난 그의 민화는 너무나 섬세하고 조화로워 ‘아름답다’는 표현 이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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